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 - 죽음과 가까워짐을 통해 삶의 가치를 상기하는 멕시코인들의 지혜
멕시코의 Día de los Muertos(죽은 자들의 날)은 죽음을 통해 삶을 기념하는 독특한 축제다. 이 축제는 매년 11월 1일과 2일에 걸쳐 열리며, 죽은 이들을 기리고 그들과의 연결을 재확인하는 날이다. 멕시코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열리는 이 축제는 UNESCO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기원
Día de los Muertos의 기원은 아즈텍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즈텍인들은 믹뜰란(Mictlan)이라고 불리는 죽음의 세계를 믿었으며, 죽은 자들이 이곳에서 평화를 찾기 위해 긴 여정을 거친다고 생각했다. 스페인 정복 이후, 이 전통은 기독교의 만성절(Día de Todos los Santos) 와 결합되어 오늘날의 Día de los Muertos로 발전했다.
주요 상징과 그 의미
- 오프렌다(Ofrenda): 오프렌다는 죽은 자들의 영혼을 맞이하기 위해 가정이나 묘지(주로 공동묘지 Panteon)에 마련된 제단이다. 제단에는 죽은 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음료, 사진, 개인 물품 등을 놓는다.
또한, 셈파소치뜰(Cempaxochitl; 아즈텍 공용어인 나와뜰(Náuhuatl)어로 Cempa는 20이란 뜻이고 Xochitl은 꽃이라는 뜻이다.), 양초, 향 등으로 제단을 장식하며, 영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 카뜨리나(Catrina): 화려하게 장식된 해골 형상으로 멕시코와 죽은 자의 날 상징 중 특히 유명하다. 이는 20세기 초 멕시코의 예술가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José Guadalupe Posada)가 해골 모습의 인물들을 풍자적으로 그린 것에서 부터 유래했다. 카트리나는 부유층과 가난한 사람 모두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죽음의 보편성을 상기시켜준다.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José Guadalupe Posada) 의 작품 - 빤 데 무에르토(Pan de Muerto): 죽은자의 빵은 죽은 자의 날 동안 즐겨먹는 음식이다. 빵 위는 뼈 모양 장식이 되어있고 살짝 단맛이 나는 빵이다.
사족이지만 이 시기가 되면 가족들이 집에서 만든 이 빵을 파는 직원들이 있었다. 멕시코 음식 답지 않게 적당히 달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이다. 대신 우리나라 빵 처럼 부드럽지는 않고 약간 ? 뻑뻑하긴하다.죽은자의빵 사진 출처: https://www.freepik.com/free-photo/top-view-baked-pan-de-muerto_15857757.htm#fromView=search&page=1&position=0&uuid=b57b0497-a868-420d-9e19-5bc463c6c0cf - 빠뻴 삐까도(Papel Picado): 화려한 색상의 종이를 잘라 만든 장식물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영혼들이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오가는 모습을 표현한다고 한다.
건물 사이에 줄을 연결해서 쭉 매달아놓는다. 설치하는 주체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아름답다.빠뻴 삐까도 사진 출처: https://www.freepik.com/free-photo/papel-picado-party-decorations_26301067.htm#fromView=search&page=1&position=5&uuid=c2e64da3-1f91-4149-9854-690c5ac49689
죽은자의 날 시즌에는 집에 오프렌다 제단을 만들고 당일에는 공동묘지에 가서 묘지를 청소하고 작은 제단을 만들어 초를 켜고 거기서 조금 머물거나 밤을 샌다. (판데믹 때 공동묘지 방문을 시간제로 했었던지 막았던 것 같은데 이제 재개되었는지 모르겠다.)
멕시코에서 꽤 살긴 했지만 그런 가족행사에 참가해 볼 만큼 가까운 사람이 있는건 아니었고 공동묘지를 혼자 탐험하는 것은 매우 무섭기 때문에 실제로 가본적은 없어서 좀 아쉽다.
오프렌다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2024.08.04 - [멕시코] - 멕시코와 한국의 문화적 유사성 #2 - 멕시코 제사? 오프렌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또 멕시코시티에는 죽은자의 날 가까워지면 퍼레이드를 하는데 사람이 정말 많지만 한번 쯤 보러갈 만 하다. 나도 한번 보러 갔었는데 간다면 인파가 몰리니 소매치기를 조심하자.
시내를 다니다 보면 까뜨리나 페이스페인팅을 해 주는 사람들을 곳곳에 찾을 수 있다. 피부가 예민한 편이 아니라면 한번 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일 것이다.
코코 애니메이션으로 인해서 우리나라에도 유명해 진 죽은자의 날에 대해 포스팅 해 보았다.
죽은 자의 날은 단순히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것 뿐 아니라 삶의 순환과 사랑하는 가족들, 선조들과의 연결을 재확인하고 그들이 여전히 우리 삶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 주는 멕시코의 아름다운 전통 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