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의 기조는 키울 여건이 되지 않는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동물학대라는 것이다.
나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 키울 여건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베타를 처음 키울 때 나는 평소 한국어 검색 믿지 않음 병에 걸려있기 때문에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해서 수집했다.
베타는 최소 5갤런, 이상적으로 10갤런의 여과기와 히터가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라고 한다...
Betta fish need a minimum 5-gallon, ideally 10-gallon tank size with a filter and a heater.
5갤런이라... 리터로 계산하면 약 19리터이다.
최소 19리터, 이상적으론 38리터 정도의 어항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 크기에 베타를 키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보통 20~30큐브 정도에 키울 것이다.
20큐브면 가득 채워도 물 양은 8L이며, 30큐브가 되어야 20리터가 넘는다.
한국에서 베타를 키우는 사람들은 그래서 자주 환수하는 방법으로 관리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 해 보자
나 자신은 이상적인 곳에서 살고 있는가?
한명이 사는 집의 최소 크기는 100~400 스퀘어피트 (9.2~37 제곱미터) 라고 한다.
애초에 나 조차도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소 여건만 맞추고 살고 있었다. 맙소사
이런 흙수저 인생에 우리 베타와 구피 친구들을 데려온 것은 내 잘못일까?
맞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이런 여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돌보느냐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큰 어항에서 키워도 환수 안 해 주고 관리 안 해 주면 거기는 지옥으로 변한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보면 진짜 더러운 어항 많다... 청소 몇년간 안해서 여과기 다 막히고...
무여과항 왈스타드 메소드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관리 안한 어항들...
베타를 아주 많이 기르는 사람들은 룹통에 키우면서 매일 환수 해 주는데 작은 곳에 살아도 이편이 훨씬 베타에게는 살기 좋은 곳일 것이다.
그래서 식물이나 생물을 키울 때는 자기가 좋아하고 애정이 생기는 것을 들여와서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에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돈으로도 해결하기 어렵다.
나는 매일 물멍하면서 한손으로 스포이드를 한손으론 일회용 컵을 들고 바닥에 계속 똥을 빼주는데 거의 매일 삼십분 이상은 이 짓을 한다. (물론 일주일에 한 두번 환수하면서 사이펀도 한다.) 돈을 써서 이정도 수준의 관리를 요구한다면 얼마를 줘야 할까? 아마 많이 주더라도 매일 출근해서 내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키우는 즐거움은 이런 수고로움 자체가 아닐까?
애정이 있는 존재에 대해 관심을 쏟고 돌봐주는 것 그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이런 취미를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취미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의 영어 발음이 어느 나라 억양인지 확인 해보는 사이트 (0) | 2024.07.25 |
---|---|
24년 02월 22일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설경 (0) | 2024.02.22 |